박으로 바가지도 긁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박에는 정(情)이.

식도락|2014. 10. 14. 14:45

 

 

 

박은 여름철이 지나가기 전에 수확한다. 잘 익은 박을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엄지손툽만 있으면 된다. 박을 손톰으로 눌러서 잘 들어가면 먹기봏은 박이다. 박은 흥부전에서 보듯이 톱으로 설근설근 잘라서 박속을 파내어 음식도 만들고 빈 껍질은 말려서 바가지로 쓴다. 전설의 고향에서도 가난한 민초의 초가지붕 위에는 박은 어김없이 등장한다. 한국사람이라면 뭔가 정(情)이 속정속정한 정다운 무언가 박에게서 느낀다.

 

 

박의 박고지로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낸다.

 

 

 

 

박은 반으로 잘라서 안의 씨방부분은 다 도려낸 후 박의 껍질 부분만 자른 부분을 잘라 얇게 돌려가며 박고지를 깍아낸다. 너무 깊게 칼을 넣어도 너무 얇게 넣어도 문제가 생긴다. 깍아낸 박고지는 말려두었다가 오래 오래 음식으로 쓴다.

 

 

 

 

박은 볶아먹으면 맛있다. 수확이 이른 나락을 훑어 솥에서 찌고 말려 빵은 올개쌀뜨물을 넣어야 맛이 있단다. 올개쌀을 두어번 씻어내고 세번 째에 북북 문질러 올개쌀뜨물을 준비한다. 후라이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박고지 자른 거 넣고 올개쌀 뜨믈 부어주면서 볶으면 박나물 완성이다.간은 소금으로 간을 한다.

 

 

 

 

남은 박고지는 빨래줄에 널어 말린다. 두고두고 먹으면 된다. 조청을 만들어 말린 박고지를 넣어 졸이면 박정과가 된다. 간식거리로는 건강하고 맛있는 아주 좋은 먹거리이다.

 

 

 

 

박잎은 쪄서 양념장에 싸서 먹으면 호박잎보다 더 부드럽고 맛있다. 박잎을 쪄서 안에 오징어 데친거와 당근 계란지단 등을 넣고 김밥 말듯이 말면 박잎말이가 된다. 박잎은 호박잎과 비슷해 보인다. 박꽃도 호박꽃과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호박꽃은 노란데 반해 박꽃은 희고 좀 더 예쁘다. 또한, 박잎은 호박잎처럼 거친 잔털이 없어 거칠지 않고 보드라운 식감이 입안을 즐겁게 한다. 박은 반으로 잘라서 그대로 삶은 다음 속을 파내어 박속된장무침으로 먹기도 한다.

 

 

 

 

박은 삶아서 속을 파내고 발리면 예전 선조들이 쓰던 박바가지가 완성된다. 바가지 긁는다는 말은 박바가지를 숟가락으로 긁으면 북북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가 말은 못해도 화가 날 때 아낙네들이 속을 풀던 방법에서 유래 한 것 이다.

 

 

 

 

박은 칼슘, 식이섬유,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음식이다. 들깨가루를 풀어 물을 끓이고 간장, 마늘, 소금으로 간을 한 박고지를 넣어 푹 끓이면 박고지들깨탕이 완성된다. 맛이 부드러워 노인들에게는 아주 먹기 좋은 음식이다. 박은 오늘날 먹기 힘든 음식이 되었지만 예전에는 초가집 지붕에 으례 박이 1통 2통 자라는 풍경이 시골의 풍경이었다.

 

 

 

 

궁중연회에 대해서 기록한 진연의궤, 진찬위궤등의 고서들을 보게되면 저포탕, 저육탕, 금중탕, 완자탕 등의 보양식이 등장한다. 이러한 음식에는 대부분 박을 썻다는 기록이 있다. 박을 쓴 이유가 박이 가지는 효능이 혈관에 좋아 치매, 건망증 등을 치료해 주는 효능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에는 부드러움 만큼의 건강함이 있다.

 

 

 

 

박은 노화방자. 피부미백,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이다. 바가지고 긁고 맜있는 박속도 먹으면서 선조들은 그렇게 세월을 이겨내었다. 박에는 맛있는 먹거리 이상의 정이 담겨있다. 허용이 된다면 묵히고 있는 땅에다 박을 길러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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