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으로 만드는 음식, 콩으로 만든 밥상

식도락|2014. 11. 27. 06:00

 

 

 

콩자루 속에 콩들이 옹글 올글 숨어있는 초겨울 문턱의 풍경은 왠지 쓸쓸하면서도 수확의 기쁨이 인다. 콩자루가 툭 터지면 동글동글 한 놈들이 알알이 지상으로 낙하할 기세이다. 우리와 친근한 먹거리는 나도 모르는 사이 나의 생활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한 번씩 감각을 깨워보지만 다시 무감각해진다. 그만큼 친숙하기 때문이다. 콩으로 만드는 음식도 너무나 친숙하여 존재감을 잊기 쉽상이다. 그러나, 콩으로 만든 밥상을 잘 차리면 건강을 지키는 일이 일상 속에서 자연히 이후어 질 것 이다.   

 

 

콩으로 만드는 음식은 일상의 먹거리이다.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은 콩서리 한 번 안해 본 사람들이 없을 것 이다. 지금의 시골은 도시화 해서 그런 일이 잘 없는지 모르겠지만 20년~30년 전의 시골은 콩밭에서 콩을 서리하여 볏짚에 볶아먹던 것이 추억 속의 한 그림이다. 콩서리를 하여 콩자루 채로 매캐한 연기 속에 구워먹으면 톡톡 터지는 소리와 함께 반 쯤 터진 콩자루에서 꺼내먹는 콩의 맛은 너무나 고소한 맛이다. 먹고나면 온통 입가에는 시커먼 재로 얼룩지기 쉽상이었다. 콩서리를 눈감아 주는 농심도 먹고살기 변변찮은 60년대 70년 대의 "영양보충 해야지..."하는 작은 배려였다.

 

 

 

 

국산콩이라 불리는 메주콩, 대두의 원산지는 한반도와 남만주 일대이다. 최초로 재배된 것은 기원전 3000년 경이니 약 5000년의 역사를 갖고있다. 기원전 1500넌 부터 한반도에서 재배가 되었단다. 한반도에서만 약 5천 종의 콩류가 존재한다. 알고보면 우리와 가장 친숙한 음식이 콩 인 것 이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쑥은 봄에 먹는 음식이지만 콩은 사시사철 음식이다.

 

 

 

 

 

 

 

 

콩하면 생각나는 것이 콩으로 만든 두부이다. 콩을 멧돌에 갈아내고 성긴 천푸대에 담고 콩물을 짜낸다. 그런 다음 간수를 붓고 콩물이 덩어리가 지도록 천천히 저어주면 된다. 간수를 파는 곳도 있는 모양인데 간수는 천일염과 물을 1:3.5의 비율로 섞어 사용하면 된다. 저어주다보면 적당히 엉기는 순두부가 탄생한다. 주의할 점은 이 과정에서 침이나 이물질이 들어가면 콩물이 엉기지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제 엉긴 콩물을 두부틀에 부어주고 멧돌 같은 무거운 물체로 위에 올려 물이 빠지면서 두부가 만들어지도록 하면 된다. 빨리 먹고 싶으면 손으로 두부틀을 눌러주면서 1시간 정도 지나면 되고 아니면 그대로 두어 8시간 정도 지나면 된다. 갓 만든 두부로 만들어먹는 두부구이 고소하다.

 

 

 

 

 

 

두부를 만들기 위해 짜고 남은 콩물은 비지라고 한다. 비지로 만들어 먹는 비지찌개도 난 그렇게 맛이 좋았다. 비지는 구들목에 3일간 두었다가 약간 콤콤한 냄새가 날 때 썼다. 일종의 발효라고 할까 ? 지금은 꼭 그래 할 필요는 없다. 먹고남은 신김치가 있으면 같이 끓여먹으면 그 맛이 최상이기 때문이다. 신김치 몇 줄기 잘라 넣고 대파하나, 고추 둘 썰어넣고 마늘 2쪽 으깨넣고, 멸치육수 2컵 정도, 생강즙 1 큰술 넣고 끓이다가 들기름 조금 넣어주면 된다. 들기름 대신 카놀라유 같은 것을 사용해도 무방한다. 고기 남은 게 있으면 기름기 잘라내고 잘게 썰어 같이 넣어주거나 냄새가 지나치지 않는 해물을 넣어주어도 영양측면에서 좋다.

 

 

 

 

두부와 된장의 어울림...이건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이 최상의 궁합이다. 남녀도 두부와 된장같은 궁합이 된다면 가히 천생연분이라 할 것 이다.

 

 

 

 

콩은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 불릴만큼 영양가가 풍부하고 저칼로리, 저지방 식품이다. 비만과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는 매일 밥상에 올려야 할 먹거리이다. 콩에는 당백질, 비타민B군, 철분 이외에 이소플라본(Isoflavone)이라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하여 여성들은 콩류를 많이 먹으면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 남성들도 콩류를 멀리할 필요가 없다.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들 정도로 많이 먹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콩으로 만든 음식 많이 먹으면 좋겠다.

 

 

 

 

 

메주를 쓸 때 생기는 콩 삶은 물은 따로 모았다가 오그락지 만드는데 쓴다. 안동지방에서는 이걸 곤짠지로 부른다. 무우를 잘게 썰어 말려둔다.

 

 

 

 

콩 삶은 물을 넣고 간장넣고 졸이기만 하면 된다. 콩에는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아주 풍미가 나는 오그락지인 곤짠지는 겨우내 먹을 수 있다.

 

 

 

 

 

 

다른 지방에는 모르겠는데 강원과 경상도 지역에서는 콩을 묻혀 음식을 만드는 법이 발전되어 있다. 마른 나물에 콩가루를 묻혀 쪄내면 영양가도 높고 고소한 음식이 된다. 부추콩가루찜이나 묵나물콩가루국은 이 지역에서 많이 해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먹고 싶어지네. 콩으로 만드는 음식을 밥상에 올리는 것은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콩의 친숙함과 건강을 같이 먹는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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