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젓과 굴젓, 겨울 음식 당기게 하는 구쁜 맛

식도락|2014. 12. 11. 14:21

 

 

 

겨울이면 젓갈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겨울 초입 젓갈을 넣고 쓱쓱 양념을 비벼넣은 겉절이와 함께 먹는 밥 한그릇이 행복하다. 이 시기 젓갈을 넣은 김치를 담구어 식탁에 올리면 밑반찬이 부족해도 겨우내내 행복한 입맛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새우젓과 굴젓은 겨울 음식 당기게하는 구쁜 맛 이다. 먹고싶어 입맛이 당긴다.

 

 

새우젓갈은 음식에 시원한 맛을 더한다.

 

 

 

 

문화권마다 나름대로의 젓갈을 담가 먹어온 것 같다. 고대 로마에서도 젓갈을 즐겨 먹었단다. 가룸(Garum)이나 리쿠아멘(Liquamen)이라고 불렀다는데 생선을 소금에 절여 여러 달 햇볕을 쬐며 살이 뭉글어지도록 숙성시키면 짙은 갈색 액젓이 탄생하는데 걸러서 음식의 간을 할 때나 와인이나 식초와 섞어 먹기도 했다고 한다.

 

동양식 젓갈의 역사는 수천 년 전 동남아 메콩강과 중국 남서부 일대에서 시작됐다고 추정된단다. 보관법이 신통찮았던 옛날 강과 바다에서 잡은 작은 생선을 어떻게 썩지 않게 보관할까 궁리하다 생선을 소금에 절이게 되었는데 오래두었더니 소금에 절인 생선이 발효되면서 단백질이 분해되고 글루탐산나트륨(Monosodium Glutamate)처럼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 풍부하게 발생한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다. 이후 젓갈은 인류 미각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가 되었다.

 

태국 젓갈인 남빠나 까피(kapi), 베트남 느억맘(nuoc mam), 일본 시오카라(shiokara), 필리핀 바궁(bagoong), 인도네시아 페다(pedah)·트라시(trassi), 말레이시아 벨라칸(belacan) 등이 대표적인 각국의 젓갈류이다.

 

특히, 젓갈. 새우, 작은 물고기 등의 신선한 해산물에 소금을 넣어 서서히 발효시킨 뒤 걸러낸 미얀마의 젓갈 응아피(Ngapi)는 한국인 입맛에도 맞는 젓갈이다.  응아피는 말린 새우와 함께 미얀마 음식의 맛을 내는 기본 양념으로 쓰인다. 미안먀에서는 젓갈류를 응아세네(Ngasaenae)라고 부른다.

 

그런데 젓갈하면 한국젓갈이 최고가 아닌가 싶다. 그 중에 새우젓갈은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새우젓갈 하면 돼지국밥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돼지국밥에 새우젓갈을 넣으면 누린내도 덜나고 국물 맛을 시원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나중에 알고보니 새우젓갈이 돼지와는 아주 궁합 이었다.

 

 

 

 

단백질 소화에 필요한 프로테아제(Protease)나 지방 소화에 필요한 리파아제(Lipase)라는 가수분해효소가 새우젓에 많이 함유되어 있어 돼지고기의 소화를 촉진시켜 주게 된다고 하더군. 여튼, 젓갈 중 종류가 가장 많은 젓갈이 새우젓갈이다. 김장용, 반찬용, 양념용 어디에도 무난하게 잘 어울리는 젓갈계의 감초라고 보면 되겠다. 사실 돼지고기 먹을 때 쌈장 대신 새우젓을 사용하면 그 맛이 새로운 맛이다.


 

 

 

파와 고추에 새우젓갈만 넣은 두부새우젓국찌개는 만들기도 쉽고 그 맛이 참으로 멋을만한 음식이니 겨울철 젓갈을 구비해두었다가 해 먹어보면 좋겠다.

 

 

 

 

국이나 찌개 등 어디에서나 잘 어울리는 새우젓은 잡는 시기와 새우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연초에 잡은 새우로 담그면 풋젓, 풋젓을 서해 쪽에서는 데뜨기나 돗떼기로도 불린다. 혹시 온갖 사람과 물건이 모여 웅성거리는 시장을 도떼기 시장으로 부르는데 새우처럼 바글거린다 하여 돘떼기시장으로 불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누가 아는 사람 없나. 새우젓갈로 돌아가서 2~3월 서해의 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작은 새우로 담그는 젓갈은 곤쟁이젓이다. 새우잡는 시기에 따라 5월 오젓, 6월 육젓, 7월 차젓이라 불린다. 특히 육젓은 산란기 유월에 잡은 새우로 담근 젓갈로 상금품으로 친다. 충남 서천에는 초가을에 소향으로 잡히는 새우로 만드는 자하젓이 있다. 우리하 흔히 보는 새우젓은 가을에 잡은 새우로 만드는 젓갈인 추젓이다. 또한 11월 새우로 담근 젓갈은 동젓으로 불린다. 지역에 따라 충남 홍성군 광천읍의 특산물로 토굴에다 넣어 숙성시킨 젓갈을 토굴새우젓, 전국에 서식하는 민물새우인 생이가 전남의 특산물로 거듭난 새우젓을 토하젓이라 불린다.

 

 

 

 

 

 

새우젓은 동태찌개나 애호박찜에 넣으면 아주 맛이 잘 어울리니 한번들 해보시길 바란다.

 

 

 

 

 

 

 

 

고긱를 잘게 썰거나 해물을 잘게 썰어 새우젓에 참기름 조금 넣고 버무려 볶아주고 호박, 무, 배추, 해물넣고 쌀뜨물 부어 끓여내면 영양가 높고 맛있는 새우젓호박고기국 또는 새우젓호박해물국이 완성된다. 

 

 

 

 

 

위에서 잠시 언급한 곤쟁이젓은 2월~3월 서해의 작은 새우로 만든 젓갈이다.

 

 

 

 

 

서해에서는 낙지와 전복등을 썰어넣고 깍두기를 담는데 여기에 곤쟁이젓갈을 넣으면 시원하고 깊은 맛의 곤쟁이젓깍두기가 완성되는데 예전 궁중에서도 먹었던 음식이란다. 곤쟁이젓갈이 들어간 깍두기 참으로 맛이 좋다는게 다른 사람들의 정평이다.

 

 

 

 

 

김치담글 때 다른 젓갈을 넣어도 맛이 있겠지만 시원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새우젓갈을 넣어서 김치를 담그어 먹어 보시기 바란다. 우리집에는 새우젓갈을 넣어서 먹는데 아주 맛이 시원하다, 다만, 새우젓갈을 넣은 김치는 묵히면 맛이 덜하다. 묵혀서 먹을 거라면 젓갈의 맛이 깊은 젓갈을 사용하는게 좋겠다,

 

 

 

 

충남 서산의 강경포구는 조선시대에 원산과 더불어 조선시대 사람들이 흥청거린 ㅈ대 포구로 불린다. 강경읍에는 예전 같지 않지만 아직도 겨울로 가는 길목에 새우젓갈을 담는 곳이 대다수이다.  1차로 염장한 젓새우를 구입하여 2차로 6개월 이상 발효하여 나오는 젓갈로 겨울음식에 맛을 더해보자.

 

 

생으로 먹는 굴맛도 어리굴젓맛도 모두 맛있다.

 

 

 

 

개인적으로 굴을 엄청 좋아한다. 굴은 바다의 우유로 불릴만큼 영양가도 풍부하지만 내 입맛에는 비린 듯 상큼한 해산물의 맛이 그렇게 좋기 때문이다. 라면 끓일 때 불을 끄고 바로 굴~몇개 퐁당 빠뜨려 먹어보라. 맛이 기막히다. 굴은 생으로 먹어도 맛이 좋지만 어리굴젓으로 만들어 밥에 쓱삭~비벼먹어도 다른 반찬이 필요없을 맛이다. 서산 어리굴젓은 무학대사가 서산 간월암에 수행시 어리굴젓을 먹어보고 맛에 반해서 이성계에게 진상을 올리도록 랬다 한다.

 

 

 

 

어리굴젓을 만들려면 우선 백젓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생굴을 바로 젓갈로 만들면 비린 맛이 나서 굴젓맛을 좋게하기 위해 한번 더 거치는 과정이다. 굴을 체에 받쳐 물기를 뺀 후 굴에 천일염을 넣고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두어 숙성시키면 백젓이 된다.

 

 

 

 

 

 

 

그런다음 물을 조금 끓여 식힌후 고추가루를풀어주는데 뻑뻑할 정도로 풀어준다. 그리고는 위의 백젓을 같이 버무려 3일 정도 상온에 두면 어리굴젓이 완성된다. 이제 맛있게 먹으면 된다.

 

 

 

 

 

굴을 활용하여 만드는 겨울음식은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굴을 밥에 얹어 밥을 하면 향긋한 굴내음이 밴 굴밥을 먹을 수 있다. 굴에 무만 넣고 고추가루 풀고 새우젓갈 넣어 먹으면 아주 맛있는 무굴국이 된다. 입맛 없을 때 입이 칼칼할 때 먹어보시길 바란다. 아무래도 새우젓과 줄적을 활용한 겨울 음식은 먹고싶어 입맛이 당기는 구쁜 먹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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