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의 맛있는 변신, 어묵과 오뎅

식도락|2014. 12. 22. 14:41

 

 

 

추울 때 꼬지에 꽂혀있고 뽀얀 국물 속에 잠겨있는 어묵을 먹는 맛은 한국인이라면 왠만하면 즐기는 어묵탕의 정경이다. 생으로 먹기엔 부담스런 생선이라고 해도 어묵으로 만들어지는 순간 그 생선의 맜있는 변신이 된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어묵과 오뎅이 같은 것인가 ?

 

 

어묵탕을 오뎅이라 하는 것이 정답에 가깝다.

 

 

 

 

어묵은 생선을 오래먹기 위하여 으깨어 다양한 재료와 반죽한 뒤 가열하고 응고시킨 후 틀에 만들어 낸 생선묵이다. 흔히 일본말 오뎅(おでん)을 한글로 쓴 것이 어묵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엄밀히 말하면 조금 성격이 틀리다. 정확히는 우리가 어묵이라고 부르는 것을 일본에서는 가마보코 또는 가마보꼬(かまぼこ)리 부른다.

 

 

 

 

 

가마보코는 1400년대 일본 무로마치 시대에 처음 만들어 졌다 한다. 흰살 생선을 밀가루와 계란과 같이 배합한 후 설탕과 소금을 적당히 버무려 만들어 낸 음식이다. 판에 넣어 모양을 만든 뒤 그 넙적한 모양 그대로 튀기거나 찌거나 또는 다른 재료와 돌돌말아 쇠꼬쟁이에 끼워 구워 먹는 먹거리이다. 예전에는 가마보코를 대나무에 꿰어 구웠는데 그 모양이 부들의 이삭을 닮았다 해서 부들꽃이삭의 일본어 가마보코라 부르게 되었다. 그러던 것이 일본의 제국주의 한국침략 시절 한국에도 퍼지게 되었다. 일제가 1945년 망한 후 일본인들은 본국으로 돌아갔지만 가마보코는 한국의 토양에 맞게 정착을 하면서 지금의 한국 어묵이 되었다.

 

 

 

 

 

오뎅(おでん)이라는 것은 어묵을 곤약,무,유부 등등과 같이 국물을 내어 탕으로 졸인 음식을 말한다. 즉, 어묵탕이 오뎅인 것 이다. 사람들이 어묵을 탕으로 끊여낸 것을 오뎅탕이라고 하는데 잘못된 표현인 셈이다. 오뎅 자체가 어묵으로 만든 탕이니 말이다.

 

 

 

 

 

일본 오뎅과 한국의 어묵탕을 굳이 구별해 보라고 한다면 일본의 오뎅은 국물을 자작하게 줄여 어묵에 양념이 배게하여 건더기만 건져먹는 형태라고 한다면 한국 어묵탕은 어묵 자체를 푹 우려 국물맛도 같이 보는 형태라고 하는 것이 정답에 가까울 것 같다. 사실 일본인들도 한국 어묵탕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원조보다 퓨전이 더 좋아졌다 할까나. 멸치대가리를 떼어내고 살짝 볶아 냄새를 없애고 다시마, 파, 양파, 매운고추, 표고버섯가루를 펄어 끓여내는 어묵탕은 밥맛이 절로 나게 한다. 어묵탕을 끓이는 어묵은 전분이 적게 들어간 어묵이 좋다.

 

 

한국인의 밥상에는 어묵이 빠지면 뭔가 허전하다.

 

 

 

 

지금 우리가 먹는 밥상을 한번 살펴보라. 의외로 집집마다 어묵반찬 하나 안 올려져 있는 밥상이 잘 없다. 어묵볶음은 거의 한국인의 밥상의 단골 메뉴이다. 

 

 

 

 

 

어묵은 잡채의 재료에도 빠지지 않는 식재료이고 어묵부침은 우리의 반찬을 풍성하게 해주고 반찬걱정을 덜게 해주는 먹거리이기도 하다.

 

 

 

 

 

당면과 각종 야채로 속을 만들어 어묵 속에 집어넣어 찌게 되면 어묵순대찜이 되겠는데 본인 취향에 따라 다양한 야채속을 만들어 먹으면 좋겠다.

  

 

 

 

 

사실...한국판 어묵은 어수제비의 발전 형태로 볼수도 있다. 어수제비는 생선을 잘게 썰고 야채넣고 달걀넣고 후추 조금에 반죽을 하여 만든다. 이러한 어수제비가 일제시대에 가마보꼬가 들어오면서 한국판 어묵으로 발전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국인의 밥상에는 어묵이 빠지면 뭔가 허전하고 이상하다.

 

 

어묵에는 한국인의 감상이 녹아있다.

 

 

 

 

한국의 어묵이 비록 일본에서 유래된 것 이지만 어묵의 최초는 중국인 듯 하다. 진시황을 위하여 만든 어환이 어묵의 시초라는 것 이다.

 

 

 

 

어묵의 유래야 어찌되었든 그 것은 중요하지 않다. 한국판 먹거리로 자리를 잡은 어묵은 하루도 우리들 입에서 떠나지 않는다. 길거리에서 파 송송 마늘 송송 썰어넣은 간장에 푹 찍어 먹는 어묵이야 그 맛이 얼마나 감미로운가. 일회용 컵에 떠주는 어묵 국물도 아주 일품이고 말이다.

 

 

 

 

어묵은 떡볶이와도 기막히게 어울린디. 어묵이 들어가지 않고 판매하는 떡볶이는 어디를 가봐도 없다. 한마디로 떡볶이와 어묵은 환상적인 궁합인 것이다.

 

 

 

 

 

고속도로 휴게소든 철도 간이판매소이든 노점이든 흔히 볼 수 있는 어묵튀김도 우리가 매우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이건 어묵탕의 의미로 쓰이는 오뎅이기 보다는 덴뿌라(てんぷら)에 가깝다. 튀김음식이기 때문이다.

 

 

 

 

덴뿌라는 각종 해산물이나 야채를 밀가루에 묻힌 후 계란으로 겉옷을 입혀 식용유에 빠르게 튀겨 내는 일본 음식이다. 영어로는 Tempura라고 쓰는데 덴뿌라의 기원은 포르투칼이다. 일본 개항기에 나가사키에 들어와 있던 포르투칼 선교사들이 전파하였다 한다. 카톨릭에서는 사순절을 지낸다. 예수의 수난을 잊지않고 기리는 기간으로  예수의 부활을 기리는 부활절 전 40일 동안 기린다. 부활절은 음력으로 계산되는 통상 3월 22일 ~ 4월 25일 사이에서 정해진다. 포르투칼에서는 사순절 기간에 육식을 금지하는 이를 우스템페로스(Os Temperos)라고 불렀다. 그리고 육식 대신에 생선등을 튀김으로 먹았디고 한다. 그게 일본식 이름으로 변하여 튀김음식을 덴뿌라고 부르게 된 것 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애인과 함께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먹는 다양한 어묵의 맛이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생선이 맛있는 변신 어묵과 오뎅에는 사랑이 있고 가족애가 있고 우정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오뎅을 만들 때 큰 게 한마리 들어가 있으면 국물 맛이 더 기막히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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