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돌 가는 모습에서 보는 한국인의 정서, 어울림

기타|2015. 1. 19. 06:00

 

 

 

쓰르릉 쿵...쓰르릉 쿵...맷돌이 콩 재료를 안에 안고 돌아간다. 콩은 거품을 내면서 잘게 분말로 쪼개어진다. 맷돌가는 모습을 보면 괜시리 마음이 참참해진다. 어디론가 옛날 정겹던 모습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갈 듯 생각에 잠긴다. 맷돌 가는 모습에서  한국인의 정서 중 하나인 어울림을 생각해본다

 

 

맷돌은 한(恨)을 인고의 세월을 풀어내던 수단이다.

 

 

 

 

맷돌로 간 콩은 두부를 만들어낸다. 맷돌 손잡이 어처구니를 돌리면서 시간을 들여가며 만들어 내는 음식은 인고하며 고통을 기쁨으로 승화시키는 한국인의 정서와 닮았다.그리 오래지 않은 60년대 70년대에도 한국은 밥먹고 살기도 어려웠다. 새해 들어 영화 [국제시장]이 히트를 치는 이유는 모르긴 해도 그 당시 살았던 세대의 공감하는 시대상이자 아픈 기억이면서도 또한 향수이기 때문일 것 이다. 국제시장이라는 영화가 히트치자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보수의 승리니 어쩌니 저쩌니 떠들지만 그건 그들이 정치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탄탄하게 해주기를 원하는 이데올로기 일 뿐이다. 일부 비평도 있지만 그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힘든 시기를 살아왔던 그 시대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자 함 일 뿐이다. "당신 인생인데 왜 한 번도 당신을 위해 살지않느냐" 라거나 "이 고생을 자식들이 아닌 우리가 해서 다행이다" 라는 대사 속의 이야기처럼 힘든 시기 지내왔던 그 시대 모든 어머니 아버지의 모습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인내하고 견디는 이유는 희망을 키우기 때문이다. 마치 영화 [변호인]이 진보주의자들의 극찬과 무관하게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라는 희망을 말하고 지켜나가고 싶은 것과 같은 것 이다.

 

 

 

 

다시, 맷돌 얘기로 돌아가보자. 맷돌에도 아픔이 있다. 어려운 시절 시집살이와 남편살이를 해야 했던 한국여성의 억눌림을 풀어내던 도구이기도 했다.

 

 

 

 

어처구니 손잡이를 돌리면서 갈려나가는 곡식을 한없이 바라보며 마음에 쌓아던 한(恨)을 풀어내었을 것 이다.

 

 

 

 

그러나, 그 한풀이는 오늘날 너죽고 나살자 하는 이기심 극치의 지극한 증오는 아니었다. 곡식을 갈더라도 맷돌은 윗돌과 아랫돌 사이에 적당한 공간을 둔다. 곡식이 슨근슬근 갈리면서 압사 당하지 않도록 생명을 남겨두는 것이다. 마치, 다듬이를 운치있게 두드리는 그 마음과 같다.

 

 

 

 

 

"어처구니가 없다."라는 말이 맷돌의 손잡이에서 유래된 것 처럼 맷돌에 어처구니가 없으면 맷돌 본래의 기능을 못하게 마련이다. 감정에도 어처구니가 있다. 감정을 다스리는 손잡이가 있다는 말이다. 감정을 다스리는 손잡이는 어울림이다. 너와 내가 같이 이 세상에 있다는 공생공존의 생각을 말하는 것 이다. 배려라고 해도 좋은 것이고 요즘 유행어인 소통이라도 해도 좋을 것 이다. 어울림이 있어야 감정은 유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감으로 남는다.

 

 

맷돌처럼 감정도 여유를 두고 손잡이를 돌리자.

 

 

 

 

 

참...팍팍한 세상이다. 신문지상에는 온갖 종류의 사건과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4년에 일어난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은 세월호 사건 이후로 안전이 화두가 되었건만 여전히 안전사고는 끊이질 않고 국회에서 만들어내는 법들은 국민의 눈높이에는 멀어도 보인다. 맷돌이 어울림인 것은 차곡차곡 곡식이 쌓이기 때문이다. 안전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왜 이리도 먼 것일까 ?

 

 

 

 

재료를 잘 어울리게 손잡이를 돌려야 맷돌이다. 정치가는 정도를 가는 정치로 기업가들은 종사원을 반려자로 생각하는 경제활동을, 국민들은 어려운 세상이 될수록 더욱 남을 배려해주는 세상살이를 했으면 좋겠다. 

 

 

 

 

잘 갈아낸 콩으로 두부를 만들면 그 맛이 얼마나 좋던가. 김치 한조각 얹어 먹는 두부김치는 그먀말로 어울림의 미학이다. 가정맹어호...정치가 개판인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썩은 냄새가 진동을 하건만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덮는다고 악취가 덮어지는 것이 아닌데 말이다.  정치가 바로서야 나라가 산다.  방법은 갈아주는 것 이다. 그들에게 정신을 차리라고 한들 변하겠는가. 그러니, 나부터 올바르게 세상을 보아야 한다. 지역색과 명망을 보지말고 공약을 지키는 사람이 필요해 보인다. 원칙을 지킨다고 하면서 헌 신처럼 버리는 정치인을 바로 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힘들고 어렵다, 그러나, 삶은 계속되는 것 아니든가. 맷돌가는 모습에서 보는 한국인의 정서인 어울림을 시대의 어려움에도 꿋꿋하게 소중히 간직하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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