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세월 기원하며 가슴의 열을 내리는 메밀묵 태평초

식도락|2015. 2. 10. 06:00

 

 

 

단종이위에 오른지 3년 6개월  지난 1453년 11월 10일 (음력 10월 10일)  조선시대 2대 정난인 계유정난이 일어난다. 훗날 세조가 된 수양대군의 왕위탄탈일이다. 이후 많은 이들이 목숨을 빼앗겼으며 그 가운데에는 세종과 소현왕후 사이의 6번째 아들 금성대군도 포함되어 있다. 세조가 세종의 둘째 아들이었고 나이로는 수양대군과 9살 차이가 났다. 금성대군은 수양대군의 왕위찬탈 이후 단종의 복위에 힘쓴 인물이다. 결국은 1457년 11월 7일 (음력 10월 21일) 32세의 나이로 사사되고 말지만 1456년 7월 24일 (음력 6월 22일) 단종이 영월로 유배될 때 금성대군은 순흥(지금의 영주)로 유배되어 생활을 한다. 이 때 국가로부터 받는 물품도 없어 메밀묵을 만들어 김치 등과 넣어 먹는 간단한 음식이 생겨났다는 얘기가 있다. 태평세월을 기원하면서 먹었다 하여 [태평초]로 부른다.

 

 

태평초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든다.

 

 

 

 

태평초의 재료는 영주지방에서 구할 수 있었던 제료인 메밀을 활용한 메밀묵에다 돼지고기, 묵은지, 버섯을 넣고 같이 끓여낸 음식이다.

 

 

 

 

 

태평초에 넣을 메밀묵은 미리 썰어둔다. 돼지고기에 묵은지, 버섯 등을 넣고 충분히 끓여낸 찌개에 마지막에 메밀묵을 넣고 1분 정도 더 끓여내면 된다. 메밀묵을 미리 넣으면 묵이 퍼지니 제일 마지막에 넣어야 맛이 깔끔하다.

 

[동의보감]에 이르기를 '메밀은 성질이 차고 맛은 달면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해준다' 하였다. 메밀은 체내의 열과 통풍을 막아주면 소화가 잘되게 하는 효능이 있다. 메밀의 [루틴]이라는 성분은 혈관을 강화하고 항산화 성분으로 세포의 노화를 막아준다. 옛날 선조들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슴의 열을 내리고 영양을 챙기는 방법을 알았던 모양이다.

 

 

 

 

지금도 경북 영주시에는 태평초를 만드는 식당이 더러 더러 있는 모양이다. 태평초의 메밀묵이 단종과 금성대군의 한을 달래주는 듯 하여 애틋한 마음을 담아 한 수저 먹어보고 싶다. 태평초는 집에서도 간단하게 만들수 있는 음식이니 만들어 먹어보시길 권한다.  

 

 

입 맛 없을 때 먹어도 좋을 메밀묵 음식도 있다.

 

 

 

 

 

메밀을 풀어 전병을 굽고 속으로 김치와 잡채등을 넣고 만든 메밀전병이라면 태평초와 같이 먹어도 좋을 메밀묵 음식이다. 메밀전병에는 막걸리 한잔 곁들이면 더욱 맛이 있을 것이다.

 

 

 

 

 

메밀묵밥도 입 맛이 없을 때 먹으면 좋은 음식이다. 멸치육수를 진하게 우려내어 신김치 볶아내고 오이와 피망 등을 썰어넣고 양념장 넣어 후루룩 먹는 메밀묵밥은 기운빠질 때 후루룩 먹기 좋은 음식이다. 메밀묵을 다 먹고는 밥 한술 말아서 먹는 게 묵밥의 진미이기도 하다. 사실 메밀묵 대신 도토리묵밥도 담백하게 먹는 맛이 있긴하다. 한을 담아 먹던 태평초도 입맛 없을 때 먹는 메밀묵밥도 가슴의 응어리를 풀기엔 참 좋은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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