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필요한 정치에서 탕평책을 위한 탕평채

식도락|2015. 2. 11. 06:00

 

 

 

뉴스를 보니 야당 대표가 된 문재인씨는 현충원에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했더군. 이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있지만 개인적으론 잘한 결정이라고 본다. 내가 이승만과 박정희를 좋아하느냐구 ? 그에 대한 대답은 문재인이 참배후 말한 이야기를 요렇게 번역하여 대답할까 싶다. "공은 공으로 과는 과로..." 가야한다고 말이다. 구한말에서 일제와 남북분단을 거치고 516 쿠데타와 유신독재 그리고 민주화과정을 거치는 역사에서 한국인의 슬픈 시대상과 더불어 양 쪽으로 쫙~ 갈라지는 이데올로기가 이 나라에서만은 늘 문제를 일으키니 이승만과 박정희에 대한 역사적 규정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유보하고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집중해야 하지않나 싶은 마음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통일을 목빠지게 기다리는 사람이기도 하다. 사회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론 최상의 결론이라고 보니 말이다. "혹시 말인데...아파들 보셨는지 ?" 참 웃긴 건 아파보면 알지만 아프지 않는 사람이 아픈 사람들 이해해 줘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는 거다. 아프면 주위의 무관심이 섭섭하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아픈 사람이 나도 아프지 않은 시절도 있었다는 자각과 함께 아프지 않는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해주게 되더라구. 참...역설적인 패러독스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의 이승만과 박정희 묘소 참배는 잘 한 것이라고 생각이 되는거다. 이런 글을 쓰다보니 뒷통수가 뜨거워 지는군. 알바들이 와서 쓰잘데 없는 국민 편가르기식 댓글을 달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이 포스팅은 정치 애기가 아니라 음식이야기다. 탕평채라는 음식에 얽힌 얘기인데 음식이름이 자연스레 정치얘기가 나오게 만들었으니 이해들 하시길 바란다. 여튼 탕평채라는 음식은 다양한 나물을 집합시킨 먹거리이다. 

 

 

탕평채는 정치에 상호 소통을 강조한 음식이다.

 

 

 

 

탕평채는 쟁반에 청포묵에 소고기 다진 거, 미나리, 표고버섯, 숙주나물등을 담고 계란지단 만들어 올리고 김가루와 고추썰인 거를 뿌려 먹는 음식이다. 당파싸움을 막고 다양한 인재들의 등용으로 국정 운영을 잘하고자 한 조선 21대 임금인 영조의 고뇌의 산물인 궁중음식이다.

 

 

 

 

청포묵의 흰색은 서인을 미나리의 푸른색은 동인을 소고기의 붉은색은 남인, 김의 검은색은 북인을 뜻했다 한다. 음식도 한 쟁반에 담겨 같이 어울리는데 왜 당파색에 얽매여 서로를 경원시 하느냐 같이 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소통을 해보자는 영조의 깊은 뜻이 담긴 음식이었다. 그래서 탕평책으로 정치를 이롭게 하겠다는 의미로 탕평채로 지었다 한다.

 

 

 

 

사실 서인은 숙종떼 노론 소론으로 분당된 후 그들끼리도 싸움을 끝없이 하였고  더구나 사도세자의 죽음을 둘러싸고 또 시파와 벽파로 분리되었으니 과히 사색당파는 조선의 큰 골치거리였다. 영조 또한 노론이 지지하여 왕이 되긴 했으나 아마 당쟁이 지긋지긋했을 것 이다. 그래서 당쟁을 하는 사람들을 채 썰듯이 썰어서 먹고싶어서 그 당신 세력가들인 서인을 청포묵으로 빗대어 담았는지도 모르겠다. 

 

 

탕평채는 영양을 보충시켜 주는 요리이다. 

 

 

 

 

탕평채는 신하들이 서로 화합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만들어진 음식인 관계로 그 재료도 영양가가 충분하게 만들어져 즐길 수 있는 음식이었던 것 같다. 청포묵은 주안상이나 밤참으로 왕의 밥상에 올라갔던 음식인 것을 감안하면 신하들과 주연을 열며 탕평채를 내어놓았던 풍경이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 눈 앞에 그려진다. 맛있게 먹되 청포묵에 다른 나물을 섞어 음식도 골고루 먹어야 하듯이 정치도 탕평을 해야 국민이 편하다는 묵시적 압력이 탕평채에 스며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탕평채 재료로 청포묵 300그램, 쇠고기 100그램, 숙주 100그램, 미나리 100그램, 표고버섯 2개, 달걀 1개, 김 1장 홍고추채 조금이면 4명이 연회를 할 수 있는 정도이다. 양념으로는 간장 1큰술, 설탕 반큰술에 다진 파와 다진 마늘,참기름,후춧가루 약간치고 깨를 조금 치면된다. 찍어먹을 초간장으로 간장 1큰술 식초 1큰술 , 설탕 반큰술, 물 반큰술, 깨소금 약간 쳐 올려둔다. 묵은 가늘게 채 쳐서 참기름과 소금으로 버무리고 쇠고기와 표고도 가늘게 채쳐 의의 양념으로 무쳐 바싹 볶은 후 식힌다. 숙주는 대가리를 치고 미나리는 깨끗이 다듬어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데쳐서 찬물에 헹군 후 물기를 빼고 미나리는 적당 크키로 썬다. 달걀은 노른자와 흰자를 따로 나누어 지단을 부쳐 채 썰고 김도 채 썬다. 재료를 모두 준비하여 초간장으로 찍어 먹으면 된다.

 

 

 

 

탕평채에 이렇게 심오한 뜻이 있어서 인지 영조의 턍평책은 왕위에 있는 동안 아주 잘 시행되었다. 영조와 정도대에 이르러 새로운 부흥기를 맞았으니 턍평채가 음식으로써 정치에 기여한 바 높다 하겠다. 오늘날 한국정치를 보면 탕평채가 주는 교훈을 살려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하는 마음이 간절하여 소통이 절실히 필요해 보이는 정치에서 탕평채의 맛과 의미를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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