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묵이 돌아오는 겨울 길목, 구워 한 입에 먹는 도루묵의 맛

식도락|2014. 11. 13. 06:00

 

 

 

긴 화톳불 화덕 위에 석쇠가 올려진다. 그리고 도루묵이 터억 터억~올려진다. 굵은 소금 뿌려주고 지글 지글 구워 꼬리를 잡고 대가리 떼어내고 살을 발라 한 입에 쏙~집어 넣어 우물거린다. 입안이 가득차고 즐거운 맛이 가득 퍼진다. 구워 한 입에 먹는 도루묵의 맛이다. 올해도 겨울 길목 도루묵이 돌아왔다.

 

 

묵이라 하다 말짱 도루묵이 되었다.

 

 

 

 

도무룩은 이렇게 생겼다. 생긴 모습으로 보면 명태와 비슷하게 생겼다. 담백한 맛이 나는 점도 닮았고 냉수성 어종이란 점도 닮았다.

 

 

모두들 알고 있을만한 도루묵의 어원에 대한 얘기를 잠시하고 지나가자. 음력 1592년 4월 13일 임진왜란 발발후 17일만인 4월 30일 선조는 의주로 몽진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묵을 먹어보고 너무나 맛이 좋아 잊지못하다가 나중에 한양으로 돌아온 후 묵을 다사 찾게 되었는데 그 때 그 맛이 아니어서 "도루묵이라 해라"  하여 도루묵이 되었다고들 알고 있다. 그런데, 이 것은 이야기 일 뿐이다. 선조는 한양에서 서해 길을 따라 몽진을 하게 되는데 묵을 먹을 수가 없었을 것 이다. 누군가 묵을 바쳤다 가정해봐도 교통수단이 발달 안 된 그 당시에 동해에서 나는 도루묵을 보관했다 바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본다. 굳이 이 시기 도루묵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면 광해군의 분조와 관계있을지 모른다. 이조실록에 나오는 것처럼 을력 1592년 4월 29일 광해군은 세자로 책봉된 후 함경도에서 평안도 강원도 전라도 지역까지 분조활동을 한 것으로 나온다. 그렇다면 묵을 먹어보았을 가능성이 있을 것 이다. 그런데 그럴듯한 설이 있다. 도루묵의 어원은 조선 영조·정조 때의 문신 이의봉(李義鳳 : 1733~1801)의 <고금석림(古今釋林)> 에 나온다. 여러 나라의 어휘를 모아 편찬한 사전으로 보면 된다. 도루묵의 원래 이름은 '목어(木魚)'였는데, 동해로 피난을 갔던 고려의 한 왕이 피난처에서 이 생선을 먹고 마음에 들어해서 은빛이 나니 '은어(銀魚)'라고 부르도록 명령했다 한다. 이후 환궁하여 왕이 그 '은어'가 먹고 싶어져서 진상을 명령했으나 피난길에 먹었던 것만 못했다. 이에 "에이~도로 목이라고 해라"고 명령한 것이 와전되어 도루묵이 되었다는 설이다.

 

 

 

 

도무묵의 어원이 이렇든 저렇든 최초에 맛 본 도루묵은 겨울길목에 잡은 도루묵일 가능성이 있지 않을 까 싶다. 이 시기에 도루묵이 알이 가득차 있고 잡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도루여름에는 동해의 깊은 바다에 서식하다가 추워지면 산란을 위해 동해 연안으로 몰려든다. 겨울 김목에서 동해의 고긱배들은 양미리 뿐만 아니라 도무묵을 잡는 배들도 불을 밝힌다.

 

 

 

 

갓잡은 도루묵을 등이 밑으로 가게 하고 사람으로 보면 단전 아래를 꼭 눌러주면 송송이 큰 알들이 솟아올라 온다. 요게 아주 별미이다. 도루묵 한마리당 1천여개의 알을 품고 있다 한다. 도루묵 알은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우면 맛은 우유를 먹는 맛 정도랄까 ? 그러나, 배 위가 아니면 일반인들은 싱싱한 알을 상상하기 힘들다. 그래도 최대한 싱싱한 알을 보존하여 돌아온 고기배에서 내리는 도루묵의 알 맛을 볼수 있긴 하다.

 

 

 

 

11월달이면 강원도 속초항에서는 도루묵알축제가, 양양물치항에는 도루묵축제가 열린다. 도루묵을 맛있다고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이 많은데  알이 찬 도루묵은 사실상은 살이 퍼썩퍼썻한 편이어서 대단한 맛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긴 해도 등뼈외에는 잔가시뼈가 없는 도루묵을 석쇠 위에 구워 등뼈를 바로 발라내고 먹는 도루묵의 뜨근한 담백함은 좋은 편에 속한다. 그래...맛이 있다 하는게 좋겠다.

 

 

 

 

어떤 이들은 도무묵을 회를 떠서 먹기도 하는데 의외로 담백한 맛이 괜찮은 식감을 준다. 도루묵이 많이 잡히면 현지에서 20마리 한 상자당 1만도 안되게 사 멋을 수 있다. 도루묵 한마리당 500원도 안되는 가격에 말이다. 동해한으로 직접 못 가보는 사람들은 쇼핑몰에서 도루묵 한마리당 1천원 아래에서 사 먹을 수 있다. 그래도 비싸졌다. 예전에는 발에 차이는 것이 도루묵이고 앵미리이고 했는데 말이다. 맛은 있으니 감수해야 할까 보다. 도루묵도 산란기 전에 잡힌 도루묵은 진짜로 맛있으니 미식가들은 참조하시기 바란다.

 

 

 

 

 

 

양념장을 묻혀 졸이는 도루묵조림도 명태조림 못지않게 맛이 있지만 도루묵을 잘 먹는범은 역쉬 양념을 잘한 도루묵찌개이다. 도루묵찌개 레시피 알아보자. 도루묵 몇 마리 풍덩~하고 무,마늘, 고추가루, 대파를 넣고 한 소끔 끊인다. 그런다음 강원도 감자도 송송 썰어넣고 청양고추도 몇 개 썰어넣고 감자가 익을 때까지 한 소끔 더 끊이면 완성이다. 입안에 톡톡 터지는 도루묵 알이 아주 죽여준다. 도루묵알은 비리지 않다.

 

 

 

 

 

도루묵찌개 같은 레시피에 고추장을 확 풀고 양파와 갖은 야채 넣어 끓이는 도루묵탕도 별미이다. 도루묵이 돌아오는 겨울길목에는 한 입에 떨어넣는 도루묵구이와 호호 불어가면 떠 먹는 도루묵찌개와 도루묵탕이 겨울을 따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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