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욕구 심리학적 용어로 알아보면

샐각의창|2009. 5. 12. 23:59

한국사람들은 명품이라면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인다. 본래 명품이란 사전적으로 의미로 보면 '예술적 가치가 있고 뛰어난 품질을 담고 있는 물건이나 작품' 이라고 나와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명품의 의미가 '돈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물건이나 작품' 정도로 해석되고 있는 것 같다.

 

돈이 절대적인 가치를 나타나는 한국사회의 특성상 '명품을 들고 다닌다 ->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 -> 비싼 상품을 즐긴다 -> 사회적 계층이 높다' 라고 해석되어 지는 것이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짝퉁(imitation)백 하나쯤 들고 다녀야, 구두 하나쯤 신고다녀야 이상스레 심리적인 보상을 받는 듯 하다. 명품의 발달한 서양, 특히 유럽 쪽을 보면 '좋은 물건으로 이름이 나고 있다 -> 장인정신과 전통과 품위가 담겨 있다 -> 사회적 계층이 높은 사람들이 값을 비싸게 치르더라도 찾는 물건이다 -> 명품이다'라는 도식이 가능한데 경제적인 가치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한국사회에서는 비싸기만 하면 명품이라고 치부되고 따라서 명품 하나는 들고 다녀야 무너가 있는 듯한 사람들이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명품이 가지는 효과를 심리학적인 용어를 들어 설명해보자. 명품 자체에 대한 인식에는 우선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가 적용된다. 피그말리온이라는 사람이 자기가 만든 여자 조각상을 너무도 사랑했기 때문에 그 조각이 진짜 여자가 되었다고 해서 나온 말로, 긍정적으로 기대하면 그 기대에 부응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인데 한국에서의 명품이 가지는 위치가 딱 이러하다. 명품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명품 자체가 긍정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덩달아 명품브랜드에는 후광효과(halo effect)가 적용된다. 명품으로 소문난 한가지 상품이 가지는 장점 때문에 동일 상표의 다른 상품마저도 좋게 평가되고 비싼 가격에 구입하게 되는 것이다. 명품을 들고 다니는 집단에 대한 인식에는 방사효과(Radiation effect)가 높아진다. 예쁜 여자랑 다니는 뭇 생긴 남자는 뭔가 다른 특별한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인식되는 것처럼 명품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은 경제적인 가치와 더불어 인격가치도 높을 것이라는 생각이 적용되는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 초두효과 (Primacy effect)는 강하게 적용된다. 만남에서 첫인상이 중요한 것 처럼 먼저 제시된 정보가 나중에 들어온 정보보다 전반적인 인상 형성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기 띠문에 처음에 명품을 몽에 두르고 다녀 저 사람은 뭔가 있는 사람이라고 인식이 되면 그 효과가 지속되는 것이다. 맥락효과(Context Effect)도 적용된다. 시쳇말로 예쁜 여자가 공부도 잘하면 멋진 년이고 못생긴 여자가 공부를 잘 하면 독한 년이라고 하듯이 처음에 제시된 정보가 나중에 들어오는 정보들의 처리 지침을 만들고 전반적인 맥락을 제공하는효과가 명품을 들고 다니는 집단에 대한 인식에도 적용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자존심고양의 효과(self-Esteem Enhancing Effect) 도 한 몫 한다. 유명하고 똑똑하고 힘있는 사람이 내 주변에 많으면 내 자존심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듯이 명품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으면 나도 덩달아 품격높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명품을 가지는 사람들은 서로 동질감을 느끼게 되고 명품을 가지는 사람들 끼리 집단을 이루게 되고 그 자체가 하나의 사회 클래스를 형성하게 된다고 보여진다. 흔히 말하는 가격이 오르는 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을 말하거나 가격이 비싼 물건을 소유하면 남들보다 돋보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의 심리를 의미하는 베블렌효과(Veblen Effect)란 말이 한국사회에서 명품에 정확히 들어 맞는다. 여기에서 우리는 명품을 소유하는 상위 계층이 더욱 행동에 주의하여야 함을 알게 된다.

 

상위 집단(나는 상류라고 하지 않고 이렇게 쓰기로 했다)에서 사회적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게되면 하위 집단보다 더 많은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이다. 상위 계층으로 존경하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허위로 드러나면 악마효과(Devil effect)가 강하게 작용한다. 하여간 돈만 많다고 지랄들을 한다고 강하게 부정하는 것이다. 자기이행적예언(Self-Fulfilling Prophecy)도 강하게 작용한다. 실망이 큰 만큼 하는 짓마다 미운 짓만 한다고 여겨지는 것이다.

 

명품은 나쁜 것이 아니다. 명품은 명품답게 질이 좋아서 명품이 된 것이고 그 만큼의 품위도 있다. 다만, 바람기 있는 남자는 자기 친구가 업무상 여자를 만나면 바람을 피운다고 추측하기 쉽듯이 객관적인 절차 없이 명품만 들고 다니면 사회적인 지위가 높아지는 듯한 나의 그릇된 생각으로 허구적 일치성 효과 (False consensus Effect)만큼은 엄격히 배제해야만 한다.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가 경기를 마치면 우리 모두 꽃을 던지고 싶어한다.

 

하나의 위대함이 다른 것 또한 위대하게 만든다는 의미를 나는 꽃던지기효과(flower throw effect)로 부르기로 했다. 나 역시 김연아 선수를 좋아하지만 피겨스케이팅을 잘한다고 해서 김연아 선수의 다른 모든 면에 꽃던지기효과가 적용될 수는 없다. 쓰레기가 한 번 던져 진 곳은 또 다른 쓰레기가 던져질 가능성이 높다. 나는 이 것을 쓰레기효과(waste effect)라고 부르기로 했다.하지만 꽃 병속에 쓰레기가 던져진 곳이라고 해서 꽃병이 쓰레기통이 될 수도 없는 것이다.

명품도 마찬가지이다. 명품을 갖고 다닌다하여 꽃던지기 효과가 적용되어서도 안되고 명품을 못 갖고 다닌다하여 쓰레기효과가 적용되어서도 안된다. 명품을 갖고다니고 싶으면 인격은 더욱 명품으로 만들고 명품이 안 가지고 다니더라도 인품으로 인하여 입고있는 옷이 명품이 되게 하면 좋지 않을 까 ? 명품이 인품이 아니라 인품이 명품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