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고민, 광주 호남의 딜레마에서 배우는 인간학

기타|2016. 4. 5. 21:11

 

 

 

진퇴유곡(進退維谷)...아시다시피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고 물러설 수도 없다는 의미의 사자성어입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로 떠들석한 대한민국에서 문재인이 바라보는 광주 호남의 상황을 잘 표현하는 말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야권연대도 거부당한 터에 문재인의 입장에서는 더민주당의 태생지인 호남은 꼭 방문하고 싶은, 아니 꼭 방문해야 할 곳임에 분명하지만 정작 호남민심은 문재인의 방문을 거부하는 반응이 높으니 참 고민스런 대목일 겁니다. 제 블로그는 개설 이후 정치에 관한 포스팅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정치판이 돌아가는 것을 영 몰라서가 아니고 한국의 정치에서 모든 사람들이 가질법한 혐오 때문입니다. 제 블로그에 정치에 관한 논란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는 참된 정치인이란 시선이 국민을 바라보고 있는 정치인이다 생각합니다. 정치인의 진정성 같은 것은 저에겐 우스운 용어일 뿐입니다. 그가 술책이 뛰어난 정치인이든 아니든 저에겐 의미가 없습니다. 내 지역의 정치인이든 아니든 그 것도 저에겐 의미가 없습니다. 국민을 위한 정책을 끝까지 견지하고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정책을 실행에 옮긴다면 저에겐 아주 훌륭한 정치인입니다. 저는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하여 정치를 한다는 것은 거짓말로 봅니다. 나의 이익을 위해서 정치를 하는거죠. 다만 나의 이익만 아니라 국민의 행복에도 도움이 되는 정치를 한다면 훌륭한 정치인 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하간...이 글은 정치에 관한 글이 아닙니다. 뉴스에 자주 접하는 문재인의 고민에 대하여 생각해보다  정치도 인간학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생각이 포스팅의 재료가 되었을 뿐입니다. 참...여기에 쓰인 이미지는 문재인의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에서 가져왔습니다.

 

 

 

 

문재인을 보면서 배운 인간학의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고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과거의 잘못된 점과 부족한 점은 용서를 구해야 새로운 출발이 있다"라는 겁니다. 물론 인간관계에서 상대방은 상처를 입어보이는데 나는 도대체 무엇이 어디서 잘못되었는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어쨋든 그 사람과 인간관계를 지속하고 싶다면 그러한 갈망을 가진 내가 다가서야 하는 것이다 싶습니다. 정치에서도 이런 인간학은 적용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시계를 돌려 과거자료를 뽑아서~살펴보았습니다. 2012년 12월 19일에 실시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이 광주와 전남북에서 얻은 득표율은 85.5% 였습니다. 당시 박근혜 후보가 부산,대구,울산 및 경남북에서 받은 득표율 68.6%에 비하면 거의 절대적인 지지였더군요. 물론 절대적인 숫자로 보면 문재인후보가 전남북에서 받은 득표수는 약 280만표로 박근혜후보가 영남지역에서 받은 약 560만표와 비하면 1/2에 비하지만 말입니다. 그런, 문재인이 당대표 선출과정과 2015년에 치른 보궐선거를 거치면서 문재인에 대한 호남민심은 급속히 나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급기야는 2015년 5.18민주화운동 35주년 전야제에서는 광주 금남로 거리에서 행진을 하다 사진처럼 엑스표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 전 2015년 4월 보궐선거후 광주방문시에는 뒷문으로 도망갔느니 하는 말도 있더군요. 재미삼아 검색해보니 그게 아닌 것으로 보이긴 했습니만. 호남의 민심이 크게 갈라져 문재인이 한쪽에서는 큰 반대를 받고 있다는 것도 사실로 보입니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나름 짐작이 됩니다만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지금은 더민주와 국민의당 등으로 크게 분열되어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 혼동에 싸여있을 때 친노패권이 문제다, 아니다 자신의 욕심을 따라 문재인을 흔들어대는 세력이 문제다라는 말은 원체 많이 들어왔을 뿐만 아니라 전 정치평론가도 아니니 말입니다.

 

 

 

 

그 전에 숙제 하나 놓아놓습니다. 개인적으론 "친노패권이 문제다." 라고 친노의 성격을 결정하는 일은 온당치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것 자체가 하나의 프레임이기 때문입니다. 전 정치평론을 하는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내뱉는 정치분석은 가려 듣습니다. 정치분석하는 분들도 평론 속에 자신이 원하는 목적이나 희망사항을 숨겨놓더군요. 그게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러기에 가려듣는다는 것 입니다. 특히, 패권이 문제다고 말들을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주장입니다. 어떤 정치세력이든 패권이 있기 때문입니다. 친박패권도 있을테고 비박패권도 있을테고 친노패권도 있을테고 비노패권도 있을 수 있는 겁니다. 패권이 무조건 나쁘다는 점에 동감을 안한다는 얘기죠. 패권은 헤게모니라고 번역해도 좋을 듯 합니다만 당내 헤게모니 싸움은 해야죠. 패권을 버려라 한다면 그 자체가 이상한 것 입니다. 다만, 그 패권 싸움의 수혜자가 어디냐가 문제의 핵심으로 봅니다. 예를 들어 친박패권이 문제다 라고 한다면 이번 20대 국회의원 공천과정에서 보았듯이 오로지 박근혜대통령이 기준을 정한 사람만이 진실한 사람이다라는 명제에 매달린 공천이 문제다라는 것 입니다. 잠시 다른 곳으로 갔다 오겠습니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서 실망이 많지만 한가지는 확실히 잘한다라는 점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외국 방문시 625 한국전쟁에 참전한 국가의 참전용사에 대하여 어떠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찾아내고 반드시 고마움을 표시하더라는 겁니다.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말이 옆으로 새지만 한국인이라면 625전쟁시 한국을 지키기 위해서 희생한 사람들의 은혜를 절대 잊어버리면 안된다고 봅니다. 현재 시점에서 국가간 이익이 상충하고 있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도, 과거의 은혜는 가슴에 새기면서 현재 시점에서 뭔가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봅니다. 다시 패권이란 점으로 돌아와 보죠. 친박패권이 한국전에 참여한 국가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쪽으로 행사되었다면 우리는 그 것을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요 ? 친박패권이라는 것이 자기들만의 이익을 위해 공천에서 잡음을 내니 잘못이어서 그런거지 친박패권 자체가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결국 패권의 수혜가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패권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습니다. 나쁜 것은 바로잡고 좋은 것도 잘못가지 않도록 지켜봐 주기만 한다면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친노패권'이 문제다라고 일반화 하는 것도 논리의 큰 모순입니다. 어느 정부든 잘한 점과 못한 점이 있습니다. 노무현의 참여정부도 마찬가지구요. 민주주의의 성숙이란 점에서는 잘한 면이 있지만 노동유연화라는 점에서는 일하는 사람들에게 깊은 절망과 좌절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노무현정부의 잘못된 점을 통칭하는 프레임으로 친노패권이라는 용어를 누군가가 만들어 낸 것으로 보입니다.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그 용어를 가져다 쓴 것 일테고요. 즉, 친노=잘못 이라는 일반화를 만들려고 한 것 이겠죠. 정치의 이러한 프레임은 늘상 일어 나는 현상이지만 프레임의 정당성은 가려볼 수 있어야 정치를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친노패권이란 것도 2가지 방향으로 접근합니다.  친노가 잘못한 점을 말하기 위해서는 친노만패권이라 하고 친노가 잘한 점은 친노정신패권이라고 용어를 가져다 쓰고 있습니다. 저만의 구분법 입니다. 여기서 친노만패권이라 함은 오로지 친노세력만 잘 먹고 잘 살자며 덤비는 패권을 말하는 것이고 친노정신패권이란 노무현정신의 좋은 점은 이어가고자 하는 패권이라고 구분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는 노무현정신은 한마디로 "게급장을 떼는 사회"를 말한 정신으로 봅니다. 물론, 노무현정부의 시도는 제대로 이루어지지는 못했습니다. 여기저기 미완공 건축물을 만들어 놓아 버렸죠. 다만, 고 노무현대통령의 머리 속에서는 너와 내가 다 잘사는 세상, 반칙없는 세상이란 관념은 분명히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과오가 많은 정부이긴 했지만 노무현정신만큼은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진행형의 숙제입니다. 노무현정신은 앞으로 더 보완하고 세련화시켜 국민의 입장에서의 정책을 누군가가 실천해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야 남북갈등, 동서갈등, 세대갈등, 계층갈등 등 여러 형태로 찢어져 버린 한국사회가 같이 화합하고 발전할 수 있는 주춧돌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최근, 뉴스에 비친 문재인 모습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듭니다. 문재인의 광주방문이 선거에 도움이 안되니 방문해서는 안된다는 말이 많다는 장면에서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호남 민심이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입니다. 호남 민심을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외면하는 건지 아니면 선거 전략상 그러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저라면 이렇게 얘기했을 겁니다. "호남 민심이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설사 그렇다면 용서를 빌기 위해서라도 가야 한다고 봅니다." 저만의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비록 한 구절이 뒤에 더 붙은 거지만 말의 의미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예컨대 이런거죠. 서로 사귀던 연인이 있었다고 보죠. 그러다 여자는 남자를 멀리하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그리고, 집에 찾아오지 말라고 하죠. 남자는 여자를 찾아가고 싶어하는데요. 주위의 누군가 남자에게 묻습니다. 여자가 당신을 싫어하는 것 같은데요?  이럴 경우, 남자가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라고 대답을 할 수는 있습니다. 여자의 집에 찾아가는 것이 관계의 정상화에 도움이 될지 아닐지 고민할 겁니다. 그렇지만 상식적으로 여자를 다시 돌아오게 하려면 찾아가서 잘못이 있다면 빌고 이해시키고 등 그녀에게 온 정성을 쏟는 것 외에 여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더 좋은 방법은 있을까 싶습니다. 여자가 집에 찾아오지 말라고 한다해서 안찾아가면 남자도 마음이 떠났거나 아님 그 남자는 바보죠. 물론, 여자가 소름이 돋도록 남자가 싫다고 하면 또 다른 문제일겁니다. 그런데, 호남에서 대선후보 지지도를 보면 문재인에 대한 생각이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니, 문재인은 호남을 찾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물세례를 맞더라도 계란세례를 맞더라도 찾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연인이 변심했을 때 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석고대죄를 하더라도 나의 진심을 보여야죠.  가야된다 안가는게 좋다 말이 분분하지만 밤을 새워 집앞에 세워두더라도 찾아가야 하는게 당연하다 보입니다.

 

 

 

 

오늘 호남의 여수에서 문재인에게 총선 유세지원이 들어왔다는 뉴스가 있더군요. 모르긴해도 문재인은 유세지원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유세지원을 한다면 그 전에 참여정부에서 호남의 마음을 아프게 한 일이 무엇이었는지 깊게 고민하고 느낌이 오는 부분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 하고 표를 호소해야 한다고 봅니다. 인간관계나 정치판이나 마음이 오고가는 방법론은 뭐가 틀리겠습니까. 유세후에는 저는 광주지역도 반드시 가야한다고 봅니다. 다만, 광주는 방문을 하더라도 요란스럽게 유세를 다니는 것이 아니라 죄송합니다 저 문재인 왔다는 갑니다 하는 정도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봅니다. 연인이 변심했는데 집 앞에 가서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서야 되겠습니까. 더구나, 그 찾아가야 할 집이 연인보다 더 소중한 나를 낳아준 어머님이 계신 집이라면 다른 말이 뭐 필요할까요. 문재인의 광주 호남 딜레마에서 저는 다시 한 번 3가지를 되새기고 배웠습니다. 하나는, 잘못은 용서를 받아야 새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어디서 무엇으로 꼬여버렸는지 몰라 곤혹스럽더라도 상대방이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면 나의 잘못으로 보는게 정당하다는 것이고 마지막은 모든 사람이 그를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피고, 모든 사람이 그를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야 한다는 공자의 말씀은 새겨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인생을 살면서 꼭 마음에 새기고 가야할 인간학이라고 해도 틀리지않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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