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 없는 한국인의 밥상을 받는다면 ? 참 허전힐 걸

식도락|2015. 1. 18. 06:00

 

 

 

팥 잡곡밥에 된장국 그리고 나물반찬...아마 전형적인 한국인들의 밥상일텐데 한국인의 밥상 새해출발은 우리 음식을 말하다는 주제로 2부로 진행된던데 1부를 보고 생각을 해 볼 겨를이 있었다. 국물 없는 한국인의 밥상을 받는다면 참 허전할거다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역시 한국인의 밥상은 나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갖게 해준다.

 

 

국물없는 밥상은 앙코없는 찐빵이다.

 

 

 

 

한국인에게는 국물없는 밥을 먹는다면 왠지 목이 막힌다. 대다수는 국물이 없으면 물 한그릇이라도 옆에 가져 놓아야 밥이 먹힐 것으로 본다. 국물 없는 밥상은 새알 없는 팥죽이요. 드레싱 없느 샐러드이다. 그만큼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드는게 한국인의 밥상이다. 왜 그럴까 ?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하는 문화이기 때문이다. 죽, 국물문화권이요 탕문화권인 한국에서는 모든 음식에 국물이 있고 그걸 먹기 위해서느 숟가락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조들이 살던 고대에는 숟가락을 만드는 방짜유기 대장장장이 들이 넘쳐났다. 숟가락 하나 만드는데 불 속에 달군 금속을 몇 시간씩 쳐대며 정성을 들였따. 옛날에는 숟가락의 재질과 예쁜 모양으로 그 집의 재력과 권력을 짐작할 수도 있었으리라 한다.

 

 

한국인의 숟가락이 넙적한 이유는 국물 때문이다.

 

 

 

 

사실 수저는 중국,일본,한국 모두 사용하는 식사도구이다. 고대에는 3국이 모두 수저를 사용하였다. 그러다, 중국과 일본은 숟가락은 간혹 사용하는 식사도구로 남고 한국만 여전히 수저를 같이 사용하는 문화로 남았다. 밑에서 얘기하겠지만 숟가락의 모양도 3국이 다 틀리다. 

 

 

 

 

 

 

고대 한반도의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 고려시대를 거치면서 한국의 숟가락은 넙적하게 얕게 발달되어 왔다. 그 이유는 국물을 떠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속이 깊숙이 파인 서양스푼으로 국물을 떠먹는다고 하면 못 먹을리야 없겠지만 아무래도 국물을 먹기에는  불편한 감이 있다. 서양스푼은 밥을 먹는 용도가 아니라 스프를 먹는 용도로 사용하였기 때문에 숟가락 안이 깊을 수 밖에 없다.

 

 

 

 

중국의 숟가락이나 일본의 숟가락은 길쭉하고 폭이 좁다. 중국이 조금 더 좁고 일본이 덜 좁다.. 그럼에도 숟가락의 사용용도는 두 나라가 닮았다. 중국인이나 일본인들이 식사를 할 때 보면 밥그릇을 손에 들고 밥을 떠 넣듯이 먹는 것을 보았을 것 이다.  일본의 예로 보면 음식이 아예 우동처럼 그 자체가 국물과 같이 하는 형태가 아니라면 마른 형태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초밥이나 덮밥을 생각해 보면 된다. 오뎅도 그들은 젓가락으로 오뎅을 건져먹는 형태로 발달되었다. 일본 된장국인 미소시루가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일본인들이 그들의 된장국을 먹을 때 보면 된장국 안에 건더기는 거의 없다. 그나마 있는 건더기라도 하더라도 젓가락으로 건져먹고 국물은 입대고 후루룩 마셔버린다. 중국의 음식도 젓가락으로 먹는 음식이 발달하다 보니 일본과 흡사하다. 오로지 한국만 밥과 국을 같이 먹는 형태로 발달한 것 이다.

 

 

 

 

한국인의 수저문화는 탕문화나 국물문화와 깊이 연관되어 있는 것 이다. '숟가락 하나만 더 놓으면 된다.' 라는 말을 간혹 한다. 밥상에 한 사람 더 앉아서 먹을 여유가 된다는 얘기지만 이 말에는 한국인의 정(情)이 살포시 포함되어 있다.

 

 

 

 

 

16세기 어린들의 한자 학습을 위하여 만들어진 훈몽자회(1527)에는 고기탕 (육월변 새높이날확)이란 단어가 등장한다. 한자사전을 찾아보아도 표준한자에는 등장을 하지 않았다. 기원전 3세기 중국문헌에도 등장하는 단어이다. 비슷한 문화로 시작한 음식문화가 이제 한국에서만 탕을 숟가락으로 먹는 문화로 남았다.

 

 

숟가락을 같이 쓰는 탕문화에는 연대감이 스며있다.

 

 

 

 

 

 

 

곰탕이나 낙지연포탕 같은 것은 한국인들이 즐기는 음식 중에 하나이다. 옛 조선의 백과사전이라 볼 수 있는 [임원경제지]에는 58종의 탕 음식이 실려있고 국물음식은 헤아릴 길 없이 많다. 더구나, 한국인들은 국에 밥을 말아먹고는 국밥이라 한다. 얼큰하고 뜨거운 국밥을 먹고 난 뒤에는 "어...시원하다."라고 한다. 참 희한한 현상이 아닌가. 뜨거운 국밥을 시원하다고 하더니 말이다. 실제 온도와 무관하게 뭔가 풀어주는 느낌 그게 국밥의 시원함 이라고 해석하는게 정답에 가까울 것 이다.

 

 

 

 

국물문화와 더불어 국수 먹을 때 육수를 내는 식단은 아이러니 하게도 일제 강점기에 유래된 것 같단다. 조선시대 조리서에 보면 따로 육수를 내는 비법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의 우동에서 유래되는 다양한 육수내는 법이 한국의 탕문화와 접합되면서 한국식 육수가 탄생한 것으로 보인다.

 

 

 

 

 

국수육수를 내는데는 잘 마른 멸치와 전갱이 새끼인 아지 말린 것을 같이 넣고 무, 양파 다시마 성겅성겅 쩔어넣고 한 1시간 푹~끓이면 감칠맛 나는 육수가 탄생한다. 바다의 어부들은 바쁠 때 국수를 삶아 먹음으로써 시간을 절약한다고 한다.

 

 

 

 

국물문화는 급기와 바쁜 어부들은 위해 회를 물에 말아 먹는 물회로 발전하기도 했다. 이제는 물뢰 자체가 하나의 맛있는 음식으로 정착되었으니 한국의 국물문화는 한국인의 음식문화 전반에 깊게 스며있다.

 

 

 

 

한국의 국물문화와 그에 따르는 숟가락 사용은 한국인의 정서와도 관련이 깊다. 국물을 떠 먹을 때 숟가락을 탕 속으로 같이 넣지 않는가. 이게 더럽다고 생각하면 절대 같이 먹을 수 없다. 국물을 같이 떠먹으면서 다지는 유대감과 소속감이 거기에는 있는 것 이다. 그래서 국물없는 한국인의 밥상을 받는다면 허전함을 넘어 정이 없는 밥상으로 보인다. 국물을 같이 떠먹는 한국인의 밥상이 세계적으로 널리 퍼졌으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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