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 진가는 코가 뻥 뚫리는 홍어의 삭힌 맛

식도락|2015. 5. 22. 00:00

 

 

 

홍어는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먹어본 사람은 드물다. 전라도 지역에서도 전남 신안쪽에서 많이 잡아올리는 홍어는 전라도 특산물이니 전라도 사람이라면 즐기는 음식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지역 사람들은 그 놈의 냄새 때문에 참 친하기 어려운 먹거리이긴 하다. 글쓴이도 딱 한 번 먹어봤는데 꼬리한 삭힌 냄새에 애를 먹긴 했어도 머리까지 찡하면서 코가 뻥~뚫리는 맛은 참으로 시원한 느낌으로 기억한다. 자주 먹으면 익숙해 지겠지. 언제 다시 도전해 볼까 한다. 오늘의 얘기는 홍어의 삭힌 맛에 대한 썰이다.

 

 

의외로 몸값이 비싼 생선 홍어.

 

 

 

 

홍어는 간재미나 가오리와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형태상 차이가 난다. 홍어의 가장 큰 특징은 입모양이 스텔스기처럼 뽀족하게 생겼다는 점이다. 홍어는 한국에서는 흑산도홍어를 아주 높이 친다. 90미터 내외 바다에서 잡히는데 미끼없이 몇 백개의 주낙을 단 낚시로 잡는다. 홍어가 한마리 올라오면 오십여만원이 올라오는 것과 같다. 그만큼 비싸게 팔린다.

 

 

홍어와 간재미, 가오리의 차이점 [보러가기]

 

 

 

 

홍어를 삭혀먹게 된 계기가 역시나 냉장시설이 없던 이유이다. 옛날에는 흑산도홍어를 나주까지 운반하다 보면 시간이 걸리면서 나주가 상하는 경우가 많았단다. 그러다, 삭힌 홍어를 우연히 먹어보았더니 그 맛이 괜찮아 홍어를 삭혀서 먹는 법이 생겨났단다. 특히 홍어희 삭혀 먹는 부분으로 코부분을 가장 높이 친다. 홍어는 삭혀서 먹는 것이 정석처럼 되어있지만 의외로 회로 먹기도 한다. 회로먹는 홍어의 맛도 괜찮다고 한다.

 

 

 

 

홍어는 몸값이 비싸다. 홍어눈 여름에 15일 정도 겨울에 20일 정도 짚을 깔고 저장창고에서 삭히는데 특히 흑산도홍어는 수입산홍어보다 5배나 비싸다. 삭힌 홍어는 묘한 붉은 빛을 낸다. 홍어의 제철은 5월이다. 흑산홍어축제가 5월초에 열리니 5월에는 홍어를 한번 먹어볼 일이다.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코가 뻥 뚫리는 이 맛은 좋은데 냄새를 없앨수만 있다면 ? 하고 말이다. 그래도 냄새가 나야 진짜 홍어를 먹는 맛이지 하면 할 맛은 없다.

 

 

홍어로 차려내는 홍어밥상.

 

 

 

 

홍어를 요리로 만들어내는데에는 다양하지는 않다. 회,찜,무침,탕이다. 홍어요리로는 홍어삼합을 최고로 친다. 홍어삼합은 홍어와 돼지고기수육, 묵은지를 한꺼번에 같이 먹는 음식이다. 묵은지가 돼지고기수육과 잘 어울린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고 홍어를 같이 곁들이면 삭히면서 강한 알칼리로 변하는 홍어의 특유한 냄새도 어느정도 커버해 준다고 한다. 홍어요리를 파는 식당에서는 홍어삼합은 일반적인 메뉴이기도 하다. 삭힌 홍어를 먹어도 배탈이 나지 않는 이유는 홍어가 삭혀지면서 발생하는 또리한 냄새의 주범 암모니아 때문이다. 강한 알칼리 성분이 배 안에서 세균의 활동을 억제시켜주므로 삭힌 홍어를 먹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홍어를 삭히지 않고 홍어회무침으로 먹어도 좋다. 홍어회는 다른 회와 틀리게 막걸리에 절임을 한 뒤 회무침을 하면 맛이 좋아진다. 가오리회도 마찬가지이다. 식초 2큰술과 막걸리 2큰술에 소금을 조금 넣어 홍어를 한 입 크기로 잘라 넣고 1시간 정도 재운 다음 꼭 짜서 양념장에 무쳐주면 된다. 홍어회 양념장도 다른 양념장처럼 하면 된다. 홍어회무침 먹을만 하단다.

 

 

 

 

홍어찜도 의외로 해 먹을만 한 요리이다. 홍어를 소주를 조금넣고 찐 다음에 콩나물 삶아 올리고 찜양념으로 고추장,고운 고추가루,간장,올리고당,매실액,맛즙,다진마늘,까나리액젓,대파,미나리,청양고추로 만들어 뿌려 주면 홍어찜이 완성된다.

 

 

 

 

홍어는 홍어의 간인 홍어애를 아주 별미로 아주 고급으로 친단다. 소주 한잔 하는 사람들은 소고기육회 하는 집에 가면 소고기양과 소고기골을 먹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홍어애는 그 정도로 생각하면 된단다. 홍어애는 쌉사리하면서 단맛이 난단다. 얼핏 대단한 맛은 아닌 것 같은데 EPA, DHA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하니 먹을만은 한 모양이다.

 

 

 

 

전라도에는 홍어애로 끓인 홍어애탕을 톳나물 넣고 해먹는단다. 의외로 개운한 맛이 있다고 하는데 게나 새우탕 같은 맛도 난다고 하니 의외스럽다. 홍어는 코감기로 고생할 때 코를 뻥~뚫어주니 삭힌 맛이 최고일 것이다. 홍어는 흑산도홍어를 최고로 친다. 나는 어릴 적 흑산도아가씨라는 이미자씨의 노래에 마음을 빼앗긴 적이 있다. "못 견디게 그리운 아득한 저 육지를 바라보다 검게 타 버린~검게 타 버린~ 흑산도 아가씨..." 라는 노래의 가사에 담긴 섬 아가씨의 애틋함이 파도소리와 함께 가슴에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우습게도 그 당시에는 흑산도는 온통 시커먼 섬 인줄 알았다. 지금의 흑산도는 육지의 왠만한 읍면에 못지않아 보인다.   

 

 

 

 

흑산도 홍어가 유명하다 했는데 수입산 홍어와 나란히 두면 영덕대게와 러시아대게를 비교하듯이 육질에 차이가 난다. 위에서 왼편이 흑산도홍어, 오른편이 수입산홍어이다. 흑산도홍어가 결이 굵고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흑산도홍어의 스트레스를 날리는 삭힌 맛처럼 세상도 그랬으면 좋겠다. 동서구분 없고 가진 자 안 가진자 구분없는 평등하고 서로 배려해주는 사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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